TV탤런트

스타의 꿈! 이제 본스타 트레이닝센터가 책입집니다!
나도 할 수 있다! 는 자신감만 가지고 오십시오.
본스타 트레이닝센터는 언제나 열려있습니다.

한 시대의 스타, 이 시대의 배우 [암살] 전지현

Tae in님 | 2015.08.02 10:52 | 조회 625

 

영화가 영화인 만큼 흥행에 대한 기대가 크겠다.

당연히 기대된다. <도둑들> 때도 비슷한 경험이 있고, 그때의 공기와 다르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도둑들> 때 처럼 큰 성과를 기대하게 된다. 물론 흥행이 안돼도 실망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영화가 개봉하고 나면 할 게 없다. 그래서 생각이 비워진달까(웃음).

이정재와는 <시월애> 이후 십여 년 만에 만났다. 그간 개인적으로는 종종 봤는지.
사실 배우들은 개인적으로 볼 일이 거의 없다. 정재 오빠는 1999년에서 2000년대로 넘어가면서 세상이 종말 하는 게 아니냐고 말하던 '밀레니엄 세대'다(웃음). 그때 찍었던 영화가 <시월애>다. 거슬러 올라가면 인연이 깊다. 친오빠 같은 느낌이다.

 

간식을 자주 싸왔다는 얘기를 들었다(웃음).
집에 있는 것도 많이 갖고 오고 많이 사가기도 하고. 현장에서는 맨날 밥만 먹으니 커피숍의 커피 같은 것들이 정말 맛있다(웃음). 조금 조금씩 갖고 와서 분장실에서 나눠 먹었다.

역사에 관심 있는 편인가.
하나도 없다. 시나리오가 완벽하고 캐릭터가 정말 매력적이어서 역할에 욕심이 났다. 그런데 안옥윤이라는 인물을 인간적으로 이해하는 건 어려웠다. 독립이나 민족심에 크게 관심이 있던 것도 아니고, 평소 나랏일에도 별로 관심이 없어서 공감하기 힘들었다. 그렇지만 재미있는 곳에서 안옥윤을 이해하기 위한 답을 찾았다. 안옥윤과 미츠코는 쌍둥인데 전혀 다른 사람이 돼서 나타났다. 과연 어떤 상황에 놓여 있으면 쌍둥이가 다른 사람이 될 수 있는지 궁금해졌다. 미츠코를 통해 안옥윤을 보려고 노력하니 이해가 쉽더라.

안옥윤 역할을 통해 달라진 점이 있나.
크게 달라진 점은 없는데 새로운 것들을 느꼈다. '대한독립만세'라고 외치며 사진을 찍는 장면이 있다. 조국과 민족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치겠다는 지장을 찍을 때는 묘한 느낌이 들었다. 영화를 촬영하면서 그런 뭉클한 느낌이 드는 건 처음이었다.

 

캐릭터가 쌍둥이다. 안옥윤과 미츠코의 개성을 다르게 표현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

안옥윤은 안옥윤이고 미츠코는 미츠코다. 그래서 연기가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다. 한 프레임 안에서 둘이 다르게 보여야 한다는 강박은 있었다. 그게 1인 2역의 어려움이다.

캐릭터 각각의 목소리 톤에 신경이 많이 쓰였겠다.
그렇다. 안옥윤의 첫 대사가 가장 어려웠다. 어떤 목소리 톤으로 어떤 대사를 하느냐가 관건이었다. 안옥윤은 이야기가 대단히 많은 캐릭터라 마냥 내 목소리로 연기하는 게 무리가 될 것 같았다. 그렇다고 어둡게만 가져갈 자신도 없었다. 해답은 감독님에게 있더라. 감독님이 편안하게 대사를 했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시나리오는 영화보다 어둡고 심각했는데, 최종 결과물에는 감독님의 색깔이 충분히 입혀져서 유쾌함이 묻어났다. 캐릭터도 마찬가지더라. 감독님의 디렉션을 받고 연기하다 보니 아무리 어둡고 심각한 상황에 놓여 있는 인물도 그때그때마다의 감정을 지니게 됐다.

안옥윤이 처음 미츠코 흉내를 낼 때 어떤 기분이었나.
재미있었다. 총을 몰래 숨기는 장면에서는 묘한 긴장감이 일었다.

미츠코와 안옥윤이 상통하는 부분은 무엇일까.
자신과 생김새가 똑같은 사람이라 그것만으로도 많은 부분이 상통할 것 같다. 미츠코는 본인이 쌍둥이였다는 걸 알고 있었고, 여유 있는 집안에서 자랐기 때문에 동생이 있다는 걸 모르진 않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안옥윤과의 만남에 있어서 자연스럽게 행동하는 것도 미츠코로부터 시작된다.

미츠코와 안옥윤이 한 프레임 안에 있는 장면은 어떻게 촬영됐나?
특수 카메라를 활용했다. 이런 특수 촬영은 보통 카메라가 배우들을 따라가는데, 이번에는 배우가 카메라를 따라가야 하는 시스템이었다. 그래야 합성할 때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고 들었다. 미츠코 분을 처음부터 끝까지 약속된 카메라 동선 안에서 연기한 이후 미츠코의 움직임에 맞춰 안옥윤을 연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긴 머리도 잘랐다.

생각보다 내가 고집하는 머리 스타일이 없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미지가 있을 뿐 개인적인 성향은 어느 한 가지 머리 스타일을 고집하거나 목숨 걸지 않는다. 무엇보다 안옥윤이 긴 머리를 찰랑거리면서 총을 쏘는 이미지는 사실 상상이 되지 않았다. 강인하고 외롭고 신념이 가득찬 외형은 단발머리가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머리는 금방 자라니 신경쓰지 않았다.

공식 석상에서 매니쉬한 복장을 입고 나왔다. 안옥윤 캐릭터에 맞춘 옷인가?
맞다. 나름의 컨셉이다.

직접적으로 나오지 않은 안옥윤의 과거가 궁금하다. 최동훈 감독이 추가로 말해준 설정이 있나.
시나리오 외에 이야기가 따로 있었던 건 아니다. 주어진 이야기 안에서 많은 상상을 하면서 인물을 이해했다.

예전 작품들과 달리 연기에 힘을 많이 뺀 인상이다.
나는 현장의 분위기를 많이 느끼고 의상도 입으면서 느낌을 잡는 스타일이다. 감정의 선은 어느 정도 정리하고 촬영에 들어갔다. 처음 시나리오를 봤을 때 안옥윤으로 표현하고 싶은 것들이 너무 많았다. 그런데 촬영 분량을 보고 생각이 달라졌다. <암살>에서 안옥윤의 분량이 80%다. 촬영 100일 중 80일 있었다는 얘기다. 매 장면마다 힘을 주다 보면 보는 사람이나 연기하는 사람이나 숨 막힐 것 같더라. 그래서 오히려 아무것도 안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야기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있을 때 하자, 가볍게 갈 수 있는 부분은 가볍게 가자. 그래야 관객들이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할 것 같았다. 그런 생각 때문에 편안한 모습으로 보였던 게 아닐까.

댄스홀에서 춤추는 장면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무반주로 촬영 했고, 춤을 일부러 어색하게 췄다고 들었다.
촬영 현장에 음악이 있긴 있었다. 어느 파트에서는 음악을 끄고 해야 하는 부분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음악이 있어서 연기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 감독님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장면 중 하나였다. 춤을 어떻게 춰야 하는지 심혈을 기울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안옥윤이 내뱉는 대사가 계속 뇌리에 남는다. '알려줘야지, 우린 계속 싸우고 있다고'
그 장면이 내가 이야기 하고 싶을 때 이야기 하자고 결심한 장면 중 하나다. 안옥윤이 나는 이런 사람이라고 이야기하는 장면이다. 많이 긴장했다. 준비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그 날은 유난히 첫 테이크마다 오케이였다. 그래서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촬영했다.

총을 발포할 때 눈 하나 깜빡이지 않는다.

깜빡였는데 안 깜빡이는 장면을 쓴 것 같다(웃음).

저격 자세도 좋았다. 교정 받았나.
그렇다. 훈련했다. 계속 쏘다 보면 눈 깜빡이는 횟수도 줄어든다.

예비군들은 안다(웃음).
남자들 모두 똑같은 얘기 한다! 총 들고 있으면 옆에 와서 괜히(웃음).

실제 무게가 15kg인 장총을 들고 다닌다. 체력 관리가 중요했을 것 같다.
촬영할 때는 운동할 시간이 많이 없다. 그래서 촬영 전에 체력을 많이 비축해 놔야 한다. 촬영 현장에서 체력 향상을 위해 따로 한 일은 없다. 매일 운동한다. 체력만큼은 자신 있는 편이라 큰 고생은 안 했다.

<블러드> 이후 새벽 운동이 습관이 됐다 들었다. 액션을 할 때 확실히 도움이 되나?
몸을 많이 쓰다 보면 내 몸에 집중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예민해질 수밖에 없다. 액션을 할 때는 총을 쏘고 있지만, 발끝에 긴장을 하고 있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 것까지 느껴야 한다고 생각하면, 내 몸이 예민한 게 액션 할 때 도움이 된다.

주로 무슨 운동을 하나?
등산은 안 한지 오래됐고, 매일 헬스클럽을 간다.

<블러드> 이후 액션 연기가 유독 많다. 작품 선택의 기준인가.
일부러 그런 건 아닌데, 많은 작품에서 강한 캐릭터를 해왔다. 난 개인적으로 강한 캐릭터가 맞는 것 같다. 그래서 <도둑들> 이전에도 막연히 최동훈 감독님과 잘 맞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많은 남자 배우들 사이에서 연기할 때마다 부담은 없나.

남자 배우들 사이에 있으면 좋지 뭐(웃음). 부담은 없다.

하정우와는 두 번째 호흡이다.
많은 관객들이 하정우와의 애절하고 잔잔한 멜로 라인을 좋아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베를린>과 <암살>의 커플은 비슷한 애잔함이 묻어 있다.

초반에 안옥윤이 '커피 마시고 연애도 하고 싶다'고 하는 말이 결과적으로 모두 이루어졌다.
나는 안옥윤이 하와이 피스톨과의 감정이 과연 연애 감정임을 알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안옥윤은 사랑을 책으로만 배워서 자신의 감정에 확신이 없었을 것 같다. 연민이 들었다.

예전에도 체력 관리를 잘하고 여러 가지로 준비를 많이 하는 편이었다. 그럼에도 연기나 작품이 비판 받았을 때는 억울하지 않나.
아니다. 자연스러운 일이기도 하고, 스스로 부족한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땅 칠 만큼 억울하진 않다(웃음).

CF 스타로 각인된 이미지가 있다. 자신의 정체성에 고민이 있지 않나.
어릴 때는 배우이고 싶었다. 그런데 지금 드는 생각은, 스타성이 없는 배우는 경쟁력이 없다고 본다. 그래서 배우와 스타를 구분 짓는 게 의미가 없다. 배우는 아무나 될 수 없다. 하지만 스타 또한 아무나 될 수 있는 게 아니다.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본다. 그래서 배우와 스타를 분류하고 선을 긋는 일은 나 자신에게 벽을 쌓는 기분이다.

위기를 느낀 적은 없나.
작품이 연달아 많은 관심을 받지 못할 때 나도 빨리 좋은 작품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었다. 그런데 주변 반응이 아이러니 하다고 생각했다. 그때 나는 겨우 20대였다. 20대는 인생의 시작인데 혹독한 잣대를 들이댈 때가 있었다. 그런 것들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래서 오히려 내 자신은 여유로웠다.

30대 중반에 들어섰다. 요즘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무엇인가.

배우 전지현으로 잘 살기 위해 노력한다. 나이가 많이 들 때까지 연기할 것 같다. 더 좋은 작품을 하려고 지금 작품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좋은 연기를 위해 잘 살고 싶다. 내 삶이 복잡하고 힘들면 집중하고 싶겠는가, 다 짜증이 나고 힘들지. 편안하고 걱정이 없으면 연기할 때 쉽게 집중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명확한 기준은 없겠지만, 잘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도둑들> 때 '좋은 배우는 결국 좋은 사람이다'라는 얘기를 했다.
어떤 배우로 남고 싶냐는 질문을 수없이 듣는다. 좋은 사람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일일이 내가 사람을 만나지 않아도 대중들은 내가 어떤 사람일 거라는 판단을 할 거다. 아무리 착한 역을 하든 나쁜 역을 하든, 전지현이라는 사람은 언젠가 드러날 거라고 생각한다.

 

<암살>이 어떤 영화로 기억됐으면 좋겠는가.
매주 주말에 영화를 본다. 영화를 선택할 때 재미있는 영화를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심각한 영화를 보고 싶은 날도 있지만, 사실 그런 날은 며칠 안 된다. <암살>이 재미있는 영화였으면 좋겠다.

 



 

twitter facebook google+
870개 (10/87페이지)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